TV에서 러시아의 주유소 앞에 차들이 네다섯 시간씩 줄을 서는 걸 직접 봤습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라는 나라에서 기름을 못 넣어 장사진을 이룬 풍경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전쟁 5년 차에 접어든 러시아 경제, 겉으로 보이는 것과 안에서 실제로 느껴지는 것은 꽤 달랐습니다. 전쟁 특수가 만든 착시, 그리고 한계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1.4%까지 떨어졌는데, 이듬해 곧바로 4%대로 반등했거든요. 서방의 전면적인 경제 제재를 맞고도 이 정도면 꽤 선방한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그 배경에는 이른바 전시 경제(War Economy) 효과가 있었습니다. 전시 경제란 정부가 군수 생산에 집중적으로 재정을 투입해 단기간에 경제 지표를 끌어올리는 구..
솔직히 저는 한국 무기가 유럽 시장을 뚫는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나토 동맹국 간 부품 규정이라는 두꺼운 벽이 있고, 60년 된 독일 방산의 텃세가 있는 곳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흘러가는 상황을 하나씩 들여다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유럽이 미국도 독일도 온전히 믿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그 순간, 빈자리가 생기고 있었습니다. AFD 부상과 독일 재무장이 유럽을 흔드는 방식제가 이 흐름을 처음 진지하게 주목한 건 폴란드 외무장관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의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극우 정당의 손에 들어간 재무장 독일이 어디로 향하는지 폴란드는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나치 점령의 기억이 여전히 살아 있는 나라에서 나온 말이라 무게가 달랐죠.독일의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