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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KF-21 보라매 블록 1 6대가 대한민국 공군에 실전 배치됩니다.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4.5세대 초음속 전투기를 독자 개발한 나라. 그 타이틀이 드디어 숫자로 증명되는 해입니다. 솔직히 처음 KF-21 시제기 공개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껍데기만 그럴싸한 거 아닐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전투기가 세계 전투기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린 걸 보면서, 제 선입견이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전배치: 4.75세대가 하늘로 올라가다
미국 항공 전문 매체 에비에이션 A2Z가 2025년 5월 발표한 세계 전투기 순위에서 KF-21은 4위를 기록했습니다. KF-21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전투기는 미국의 F-35, F-22, 중국의 J-20, 이렇게 세 기종뿐입니다. 라팔은 8위,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9위에 머물렀죠. 저는 이 순위를 처음 봤을 때 한참 화면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경쟁 기종들을 그냥 따라잡은 게 아니라 아예 앞질러버린 거거든요.
KF-21이 이렇게 높이 평가받는 이유를 직접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 최고 속도 마하 1.8(시속 약 2,200km), 동시에 시속 150~200km 초저속 비행까지 가능해 고난도 급기동 수행
- AESA 레이더(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능동 위상 배열 레이더) 탑재 — 여기서 AESA란 안테나를 기계적으로 돌리지 않고 전자 신호로 빔 방향을 바꾸는 방식으로, 탐지 거리와 정밀도가 기존 레이더 대비 월등히 뛰어납니다
- 미티어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사거리 최대 300km) + IRIS-T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탑재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대공 버전 기준 현재까지 격추 성공률 100%를 기록한 미사일
- 나토 표준 항공 무장 운용 호환, 개방형 임무 체계 채택으로 구매국 맞춤형 무장 통합 가능
- 동급 경쟁 기종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 경쟁력(블록 1 대당 약 1,198억 원)
저는 KF-21을 두고 4.5세대라는 분류가 좀 억울하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5세대 설계를 바탕으로 만든 전투기이고, 레이더 반사 면적(RCS, Radar Cross Section — 적 레이더에 얼마나 잘 포착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도 경쟁 기종들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전투기를 4.75세대로 부르는 게 맞다고 봅니다. 올해 6월까지 모든 시험 비행을 마치고, 총 40대가 올해 말부터 3년간 공군에 순차 전력화될 예정입니다.
수출전략: 사막의 오아시스가 되는 법
블록 1이 공대공 임무에 집중한 설계라면, 블록 2는 진짜 승부처입니다. 공대지 무장 10종을 통합한 멀티롤 파이터(Multi-Role Fighter, 공중전·지상 공격·정찰 등 복수 임무를 하나의 기체로 수행하는 다목적 전투기)로 80대가 도입될 예정이고, 원래 2028년 말 예정이던 공대지 무장 통합 일정이 2027년 전반기로 앞당겨졌습니다. 국방 예산도 KF-21 사업 기준으로 기존 1조 3천억 원에서 2조 4천억 원으로 확대됐고요. 정부가 이 전투기에 얼마나 진심인지 숫자가 말해줍니다.
수출 후보국 중에서 제가 가장 주목하는 건 UAE입니다. UAE는 2005년 도입한 미국산 F-16 블록 60 80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인데, 미국이 F-35 판매에 사실상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질적 군사 우위를 보장하는 미국의 중동 군비 정책 원칙 때문입니다. 러시아산·중국산 전투기는 정치적으로 배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이 빈자리에 KF-21이 들어가는 겁니다.
실제로 UAE 공군 방공 사령관과 국방 차관이 2025년 4월과 8월 잇따라 방한해 KF-21 시제기에 직접 탑승했습니다. 2022년에는 단일 무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4조 1천억 원짜리 천궁-2 계약을 성사시킨 나라가 UAE입니다. 클라스가 다른 고객이죠. 필리핀도 4천억 페소(약 9조 9,500억 원) 규모의 40대 도입 협상을 공식화했고, 태국·말레이시아도 유력 후보로 검토 중입니다(출처: 방위사업청).
제가 이 수출 전략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포지셔닝 방식입니다. KF-21은 F-35의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재로 접근합니다. F-35A만이 갖고 있는 내부 무장창 2,000파운드급 유도폭탄 탑재 능력을 KF-21 EX 모델이 구현하되, F-35A와 무장 호환성을 유지합니다. 미국과 정면 충돌하지 않으면서 틈새를 파고드는 방식. 그게 K방산이 여기까지 온 방식이기도 합니다.
엔진국산화: 껍데기 소리를 더는 못 하게 될 날
저는 90년대 한국 자동차가 처음 쏟아지던 시절을 기억합니다. 그때 주변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껍데기만 한국 차지, 엔진은 외제잖아." 그 말이 꽤 오랫동안 가슴에 걸렸습니다. KF-21도 비슷한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KF-21과 FA-50의 엔진은 미국 GE의 F414와 F404를 한화 에어로스페이스가 면허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미국 승인 없이는 수출이 어려운 구조죠.
항공기 엔진이 왜 이렇게 만들기 어려운지, 제가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처음 제대로 이해했을 때 솔직히 경악했습니다. 고도 65,000피트에서 초음속을 견뎌야 하고, 엔진 외부는 영하 80도인데 내부는 최대 2,000도까지 올라갑니다. 연소기 내벽 두께는 1mm. 부품에 따라서는 1마이크로미터(1/1,000mm) 단위의 정밀도가 요구됩니다. 그 모든 게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원심력까지 버텨야 합니다. 현재 전투기용 엔진을 독자 설계·제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다섯 나라뿐입니다.
그래서 이 상황이 더 의미 있습니다. 2027년부터 14년간 총 3조 3,500억 원을 투입해 추력 16,000파운드급 항공 엔진을 독자 개발하는 사업이 추진 중입니다. 여기서 추력(Thrust)이란 엔진이 항공기를 앞으로 밀어내는 힘으로, 수치가 클수록 더 빠른 속도와 높은 고도 성능을 의미합니다. 현재 KF-21에 탑재된 F414K 엔진이 14,000파운드급이니, 2,000파운드 이상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11년 전 나로호 발사 때가 생각납니다. 당시 발사체 엔진을 러시아에서 가져다 쓰면서 기술 이전도 못 받던 그 답답함이 있었는데, 지금 누리호는 엔진 전부를 우리 기술로 만들고 있습니다(출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자동차 엔진도 그랬고, 로켓 엔진도 그랬습니다. 항공기 엔진도 결국 그렇게 될 거라는 확신이 생깁니다. 해냈으니까요, 매번.
자주 묻는 질문
Q. KF-21이 4.5세대인데 왜 4.75세대라고 부르는 건가요?
A. KF-21은 처음부터 5세대 설계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습니다.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도록 레이더 반사 면적을 최소화한 스텔스 설계가 적용됐고, F-16이나 라팔 같은 순수 4.5세대 기종보다 생존성이 확연히 높습니다. 예산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일단 4.5세대 사양으로 출시했지만, 설계 자체는 이미 5세대에 가까워 4.75세대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Q. 블록 1이랑 블록 2가 기체 자체가 많이 다른가요?
A. 기체 구조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블록 1은 공대공 임무 중심, 블록 2는 공대지 무장 10종을 추가 통합한 멀티롤 전투기로의 전환이 핵심입니다. 특히 블록 1 기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일부 블록 2 기능을 적용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설계됐습니다. 스마트폰처럼 단말기 교체 없이 OS 업그레이드로 성능을 올리는 개념입니다.
Q. UAE가 KF-21을 살 가능성이 실제로 있나요?
A.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UAE는 F-16 블록 60 교체 수요가 있고, 미국은 이스라엘 군사 우위 원칙 때문에 F-35 판매를 사실상 거부한 상황입니다. 2025년 UAE 공군 방공 사령관과 국방 차관이 방한해 KF-21 시제기에 직접 탑승했고, 2022년 천궁-2 계약 이력까지 있는 검증된 파트너입니다. 수요와 공급 모두 맞아떨어지는 구도입니다.
Q. 항공기 엔진 국산화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건가요?
A. 초저온과 초고온을 동시에 버티면서 정상 작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엔진 외부는 영하 80도, 내부는 최대 2,000도까지 올라가고, 연소기 내벽 두께는 1mm, 일부 부품은 1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정밀 가공이 필요합니다. 이 모든 부품이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발생하는 원심력도 견뎌야 합니다. 현재 이 기술을 독자적으로 보유한 나라는 전 세계 다섯 나라뿐입니다.
Q. KGGB가 JDAM보다 훨씬 좋은 건가요?
A. 사거리와 정밀도 모두에서 우위를 보입니다. KGGB(Korean GPS Guided Bomb, 한국형 GPS 유도폭탄)는 폭탄에 날개를 달아 사거리를 100km까지 늘렸습니다. 기존 JDAM이 약 30km인 점을 감안하면 세 배 이상 길죠. 정밀도(CEP, Circular Error Probable — 50% 확률로 탄착이 이뤄지는 반경)도 JDAM의 10~13m 대비 KGGB는 3m 수준으로 훨씬 정밀합니다.
결론
KF-21이 보여주는 건 단순히 전투기 하나의 성공이 아닙니다. 제가 이 흐름을 보면서 느끼는 건, 우리나라가 뭔가를 만들 때 처음부터 완벽한 첨단을 쫓는 대신 지금 당장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시작해 빠르게 쌓아올리는 방식을 택한다는 겁니다. 자동차 엔진도, 로켓도, 미사일도 다 그 방식으로 왔습니다. KF-21도 지금은 4.75세대지만, 블록 2, 블록 3을 거쳐 KF-21 EX라는 5.5세대급 기체로 진화하는 로드맵이 이미 그려져 있습니다.
2026년 실전 배치는 시작점입니다. 엔진 국산화가 완성되는 2030년대 중반이 되면, 이 전투기는 진짜 의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가 만든 기체가 됩니다. 그 날이 왔을 때 다시 이 글을 꺼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