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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2 미사일이 실전 환경에서 96%의 요격 성공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는데, 관련 자료를 하나씩 뜯어보면서 이게 단순한 홍보 수치가 아니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AI 드론부터 국산 엔진,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까지 — 지금 한국 방산·기술 생태계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정리해봤습니다.

군용드론: AI가 붙었지만 아직 검증 중
일반적으로 군용드론 시연 행사라고 하면 완성된 무기 체계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행사는 대부분 '가장 잘 되는 것'만 골라서 보여주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은 달랐습니다. 모선 드론에서 분리된 초소형 자폭드론이 표적을 향해 돌진했다가 명중에 실패하는 장면이 그대로 중계됐습니다. 이 점은 오히려 신뢰가 갔습니다. 아직 개발 단계라는 걸 숨기지 않은 거니까요.
핵심은 군집 운용(Swarm Operation)입니다. 여기서 군집 운용이란, 수십~수백 대의 드론이 사람의 개입 없이 서로 통신하며 스스로 역할을 분담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드론 한 대 한 대를 사람이 조종하는 건 이미 한계에 도달했고, 이 구조를 넘어서려면 자율비행 알고리즘과 AI 판단 체계가 필수입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서도 군집 드론이 레이더망 교란 임무를 수행한 뒤 자폭 드론 부대가 연계 투입되는 시나리오가 시연됐는데, 연계 흐름 자체는 꽤 매끄러웠습니다.
대응 체계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동 표적 추적 기능이 탑재된 레이저 무기가 공개됐는데, 움직이는 드론을 사람이 직접 조준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추적·격추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저비용 드론을 저비용으로 막아낸다는 개념 자체가 현실적인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시연된 민간 드론 기술은 실증 전담 부대 아홉 곳에서 실전 환경으로 검증을 이어갈 예정입니다(출처: 방위사업청).
- 군집 운용(Swarm Operation): 다수 드론이 AI로 자율 협력하는 방식
- 자폭드론 명중 실패 장면도 공개 — 개발 단계임을 솔직히 노출
- 레이저 대드론 무기: 자동 표적 추적으로 저비용 요격 구현
- 실증 전담 부대 9곳에서 실전 환경 검증 예정
파운데이션모델: 5,300억 투입, 진짜 승부는 추론 능력
정부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개발 사업에 5,300억 원을 투입합니다.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ChatGPT나 Claude처럼 방대한 데이터로 사전 학습된 초대형 AI 모델을 말합니다. 이걸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응용 기술을 얹는 구조입니다. 현재 네 개 컨소시엄이 경쟁 중이며 내년 초 두 곳이 최종 선정될 예정입니다.
왜 굳이 독자 모델이 필요한지에 대해 "미국·중국이 앞서있는데 따라잡는 게 현실적이냐"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핵심은 기술 주권입니다. 실제로 군용 무인기 분야에서 외산 기술 의존 시 수출 승인, 정비, 개조 단계 모두에서 제약을 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국가의 모델에 의존하다가 어느 날 수출 제한 조치가 내려지면 사용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진영은 멀티모달(Multimodal) 기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멀티모달이란, 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 등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동시에 인식하고 처리하는 AI 기술을 말합니다. 단순 텍스트 처리를 넘어서 복합 정보를 통합 판단할 수 있어야 군사·공공·산업 전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하는 관건은 추론 능력과 AI 에이전트 — 즉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을 실행하는 능력입니다. 이 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미·중과의 격차를 좁히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GPU 확보나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같은 인프라 문제보다, 실제 산업 현장이 국산 모델을 얼마나 채택하느냐가 더 어려운 숙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공 행정 업무 특화 AI 도입 사례처럼 용도별 특화 모델 전략이 현실적인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천궁2와 K방산: 실적이 기대감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천궁2(Cheongung-II)는 국산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체계입니다. 쉽게 말해 적의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지상에서 요격하는 방어 무기인데, 이번에 아랍에미리트 실전 환경에서 60여 발 발사에 명중률 96%를 기록하면서 국제적으로 완전히 다른 급의 관심을 받게 됐습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가 "저렴한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대안"이라고 표현할 정도였으니까요.
가격 구조를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미국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발당 약 100억 원 수준인 반면, 천궁2는 약 15억 원입니다. 여기에 납기 측면에서도 패트리어트가 주문 후 3~5년 걸리는 것에 비해 천궁2는 훨씬 빠릅니다. 성능·가격·납기 세 가지를 동시에 갖춘 무기 체계가 시장에서 외면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제품은 처음엔 반신반의를 받다가 실적이 쌓이면서 구조적 수요로 굳어지는 패턴을 반복합니다.
국내 방산 주요 4사의 2025년 1분기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 2천억 원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분기 기준 1조 원을 넘기는 수치가 이제 일시적 이벤트가 아닌 구조적 실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법인인 한화 디펜스 USA를 통해 미군의 K9 자주포 시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국산 무기 체계가 미국 방산 시장에 직접 진입한 첫 사례입니다. 양산 전환 시 사업비가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다만 한 가지 짚고 싶은 게 있습니다. 최근 특사 외교를 통한 원유·나프타 확보 소식과 방산 협력을 연결지어 보는 시각이 시장 일각에서 나왔는데, 정부는 직접적 연관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두 사안을 직접 연결하는 건 무리한 해석입니다. 다만 에너지 협력과 방산 수요가 같은 국가군에서 동시에 늘고 있다는 방향성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천궁2 명중률 96%가 실제로 신뢰할 수 있는 수치인가요?
A. 일반적으로 시연 환경의 명중률은 실전과 다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번은 아랍에미리트의 실전 운용 환경에서 나온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릅니다. 단순 홍보용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체계 운용 결과이기 때문에, 제 판단으로는 기본 성능 지표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Q.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이 미국·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나요?
A. 전면적인 규모 경쟁에서 단기 추월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봅니다. 하지만 추론 능력과 AI 에이전트 분야, 그리고 한국어·행정·군사 특화 도메인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목표를 '전면 추월'이 아닌 '격차 축소와 기술 주권 확보'로 잡는 게 더 현실적인 시각입니다.
Q. K방산주, 전쟁이 끝나도 계속 오를 수 있나요?
A. 전쟁 종료 후 방산주가 빠진다는 게 일반적인 통념인데, 이번은 구조가 다릅니다. 분기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실적으로 뒷받침되고 있고, 수출 계약 잔고가 수년치 이상 쌓인 상태입니다. 다만 신규 계약 속도와 양산 전환 여부를 실적 시즌마다 직접 확인하면서 판단하는 게 기대감만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Q. 국산 군용 엔진 개발은 어디까지 왔나요?
A.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과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 시제품이 국내 기술로 개발 완료됐습니다. 터보팬 엔진이란 제트 추진 방식으로 고속 비행에 적합한 엔진이고, 터보프롭은 프로펠러 구동 방식으로 중저속 임무기에 적합합니다.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KF-21에 탑재할 24,000파운드급 엔진까지 개발할 계획이며, 유인 전투기 국산 엔진 탑재 목표 시점은 2041년입니다.
결론
AI 군용드론,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천궁2와 국산 엔진 — 이 네 가지는 따로 보면 각각의 뉴스지만, 묶어서 보면 하나의 흐름입니다. 외산 기술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기술 주권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방산·AI·우주항공 전 분야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전환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고 실패와 보완을 반복하면서 굳어집니다. 자폭드론 명중 실패 장면을 공개한 것처럼, 현재 수준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 자체가 오히려 신뢰의 근거가 됩니다.
투자 관점에서라면 기대감보다 실적 수치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천궁2 신규 계약과 기존 계약 납기 일정, 파운데이션 모델 최종 선정 결과, 국산 엔진 양산 일정 — 이 세 가지 이정표를 직접 추적하는 것이 막연한 기대보다 훨씬 실질적인 접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