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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지키는 일이 육지보다 쉬울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파도 위에서 싸우는 게 땅 위보다 단순해 보였달까요. 그런데 우리나라 해상 특수부대의 훈련 실태를 들여다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5일간 잠을 못 자고, 먹지도 못하고, 군화 끈을 칼로 잘라내야 벗을 수 있는 훈련이 '기본'이라는 사실. 그게 UDT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도요.

UDT 지옥주와 SSU 심해잠수, 훈련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솔직히 처음 지옥주(Hell Week)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저는 그냥 '많이 힘든 주'쯤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내용을 알고 나서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5일 동안 수면을 허용하지 않고, 볼일조차 제한하면서 보트를 들고, 노를 젓고, 포복하고, 행군을 반복하는 훈련입니다. 경험자들 대부분이 2~3일 이후의 기억이 없다고 할 만큼 인체의 한계를 극단까지 밀어붙이는 과정입니다.
제가 이 훈련 내용을 접하고 특히 충격적이었던 건 군화 이야기였습니다. 5일 내내 군화를 벗지 못하고 훈련을 마친 뒤에는 끈이 발과 하나가 되어 있어서 칼로 잘라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처럼 마찰이 심한 부위가 짓물러 '햄버거'라는 표현까지 썼다는 것입니다. 미 해군 SEAL 교관들도 그 상태를 보고 같은 표현을 쓴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지옥주가 약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뒤에 생식주(Survival Week)라는 5일 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생식주란 생존에 초점을 맞춰 극소량의 생수만 지급하고, 나머지 식량은 스스로 조달해서 버텨야 하는 훈련입니다. 교관들이 옆에서 삼겹살을 구워 냄새를 풍긴다는 이야기는, 듣고 나서 한참 동안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매 기수가 같은 섬에서 훈련하다 보니 먹을 것도 점점 줄어간다는 현실이 더 가혹하게 느껴졌습니다.
한계 과정(Qualification Course) 수료율은 평균 50%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한계 과정이란 UDT/SEAL 대원이 되기 위한 핵심 선발 훈련 단계를 의미하며, 지옥주와 생식주가 이 안에 포함됩니다. 수중 침투 훈련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소통 없이 바닷속에서 폭발물을 설치하고 제거하며, 오리발만 착용한 채 6.5km를 수영하는 훈련이 이어집니다. 여기에 산악 기동, 공중 강하, 나침반 없이 자연 지형만으로 이동하는 독도법(Map Reading without Compass)까지 병행합니다.
SSU(해군 해난 구조 전대, Salvage Unit)는 또 다른 결이 있습니다. SSU란 해상 사고 시 인명 구조와 선박 인양을 전문으로 하는 해군 특수부대로, 1950년 창설 모토가 '사람만 있다면 우리가 간다'입니다. 제가 이 모토를 처음 봤을 때, 이건 슬로건이 아니라 선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SU 훈련 강도는 UDT와 비교해도 전혀 꿇리지 않습니다. 병사는 12주, 간부는 무려 23주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1년의 절반 가까이를 훈련으로만 보내는 셈입니다. 특히 저를 놀라게 했던 건 물속에서 마스크를 쓴 채로 밥을 먹는 훈련이었습니다. 물속에서는 코로 숨을 쉬기 어렵기 때문에, 들숨과 날숨을 조절하면서 동시에 음식을 삼키는 것을 훈련시키는 겁니다. 비정상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신체를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SSU 심해 잠수사(Deep Diver)의 경우, 일반 부사관은 91m, 특수 훈련을 받은 심해 잠수사는 장비를 착용해 300m, 심해 구조 잠수정(DSRV, Deep Submergence Rescue Vehicle)을 활용하면 500m까지 작전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DSRV란 수중에서 잠수함이나 침몰 선박에 접근해 생존자를 구조하거나 정보를 수집하는 특수 구조 잠수정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작전 범위입니다.
- UDT 지옥주: 5일 무수면·볼일 제한, 군화 끈 칼로 절단, 한계 과정 수료율 50%
- 생식주: 5일간 생수만 지급, 식량 자력 조달, 교관 삼겹살 냄새 심리전
- 수중 침투: 산소통 없이 폭발물 설치·제거, 오리발 착용 6.5km 수영
- SSU 잠수 한계: 부사관 91m, 심해 잠수사 300m, DSRV 활용 시 500m
- SSU 훈련 기간: 병 12주, 간부 23주 (선발 후 단계별 도태)
UDU 기밀 작전, 바다를 앞에서 막는 것이 왜 중요한가
UDT와 SSU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고 나서, 제가 가장 궁금해진 건 오히려 가장 알려진 게 없는 부대였습니다. 바로 UDU(수중 파괴대, Underwater Demolition Unit)입니다. UDU란 정보사령부 예하에서 해상 첩보·침투·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해군 특수 정보부대로, 영화 《아저씨》의 원빈이 이 부대 출신으로 설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UDU가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국가정보원(NIS)이 하는 일이 알려지면 안 되는 것처럼, 부대의 훈련 방식과 전술이 노출되는 순간 적이 그에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이 부분을 이해하고 나서는, 오히려 공개가 적다는 사실 자체가 이 부대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확인된 임무만 놓고 보면, 정찰과 첩보 수집, 요인 암살, 적 주요 시설 타격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적성 화기(Enemy Weapons) 운용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적성 화기란 우리의 잠재적 적국이 운용하는 소화기 및 장비류를 의미합니다. AK 계열 소총 같은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이 화기들을 국내에서 가장 능숙하게 다루는 부대 중 하나가 UDU라는 것은, 이 부대가 실제 적진 침투를 염두에 두고 훈련받는다는 뜻입니다.
과거 공작 임무 사례를 보면, 6.25 이후 남북 대립이 극도로 심화됐던 시기에 북쪽으로 공작원을 침투시키는 작전이 해상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UDU는 HID(육군 정보부대)와 함께 안내조로 투입되어 공작원을 해안에 안전하게 상륙시키고, 장비를 회수한 뒤 복귀하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직접 타격 임무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대한민국 국방부).
이 세 부대의 활약상을 돌아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바다를 먼저 막아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서해에서 중국의 한중 잠정 조치 수역(PMZ, Provisional Measures Zone) 내 인공 구조물 설치 문제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북쪽과는 정전 상태이고, 미중 전략 경쟁의 한복판에 한반도 해역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바다에서 위협을 차단하지 못하면, 육지에서의 방어는 이미 한 박자 늦은 대응이 됩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나온 교훈도 있습니다. 지상에서는 밀리던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장악할 수 있었던 건, SBU(우크라이나 보안국) 산하 특수부대가 유인 자폭 수상정을 활용해 러시아 흑해 함대를 무력화했기 때문입니다(출처: NATO). 제가 이 사례를 보면서 든 생각은, 무인 체계와 특수부대의 결합이 앞으로의 해상 작전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원거리 비접촉 전투로 위협을 억제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특수부대가 핀셋 작전으로 마무리하는 구조. 이 방향으로의 전력 개편이 빠를수록 우리 안보에 유리하다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UDT 지옥주 훈련은 실제로 얼마나 힘든가요?
A. 5일 동안 수면 없이 행군·포복·보트 운반을 반복하고, 볼일조차 제한됩니다. 훈련 후에는 군화 끈이 발과 엉겨붙어 칼로 잘라내야 할 정도입니다. 경험자들이 3일 이후의 기억이 없다고 말할 만큼 극단적인 과정으로, 한계 과정 수료율이 50% 수준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Q. SSU는 UDT랑 뭐가 다른가요?
A. 훈련 강도는 비슷하지만 임무 우선순위가 반대입니다. UDT는 전투가 주 임무이고 구조가 부수적이라면, SSU는 인명 구조와 선박 인양이 주 임무이고 전투는 보조입니다. SSU의 창설 모토 '사람만 있다면 우리가 간다'가 이 차이를 가장 잘 보여줍니다.
Q. UDU는 왜 이렇게 알려진 게 없나요?
A. 정보사령부 예하 부대이기 때문입니다. 훈련 방식이나 전술이 공개되는 순간 적이 그에 맞는 대응책을 개발할 수 있어서, 보안 유지가 곧 전력 유지와 직결됩니다. 오히려 알려진 게 없다는 사실 자체가 이 부대가 기밀 유지를 잘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UDT가 한 역할이 정확히 뭔가요?
A.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한 작전으로, UDT/SEAL 대원들이 투입되어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했습니다. 이 작전은 우리 해군 특수전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고, 현재도 해외 특수부대 훈련 교류의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Q. SSU 심해 잠수사가 되려면 얼마나 훈련받아야 하나요?
A. 일반 병사는 12주, 간부는 23주의 훈련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선발 단계에서 이미 일부가 탈락하고, 각 훈련 단계마다 추가 도태가 이루어집니다. 300m 이상의 심해 작전이 가능한 심해 잠수사는 이 기본 과정을 마친 뒤 별도의 특수 훈련을 추가로 이수해야 합니다.
결론
우리는 땅에 살다 보니 바다를 안보의 주 무대로 잘 떠올리지 못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UDT, SSU, UDU 세 부대를 들여다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적을 해안선에서 막는 것보다 바다 한가운데서, 혹은 적진 수중에서 먼저 차단할 수 있다면 국민이 입는 피해는 그만큼 줄어듭니다.
무인 체계와 특수부대의 결합이 해상 작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건, 우크라이나 흑해 사례가 이미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 방향으로의 투자와 전력 개편이 빠르게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군화 끈을 잘라가며 훈련하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가끔은 기억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