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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것만으로도 충분히 심각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까지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우회로마저 끊겼습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7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이게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 자체를 흔드는 사태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송유관 공격과 우회로 차단, 무엇이 달라졌나
제가 처음 이 사태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래도 육상 루트는 남아 있지 않나"였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 위기에 처했다는 뉴스는 이미 며칠 전부터 나오고 있었고, 사우디가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홍해 쪽으로 돌려 수출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육상 파이프라인이 건재하다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타격을 받은 시설이 바로 그 동서 송유관(East-West Pipeline)입니다. 동서 송유관이란 사우디 동부의 최대 유전 지대인 아브카이크에서 서부 항구도시 얀부까지 약 1,200km를 잇는 육상 수송 인프라를 말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지 않고도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 경로였습니다. 드론이 중간 거점인 리야드 인근과 종착지 인근 메디나 지역의 펌프장 여러 곳을 동시에 타격했고, 사우디 정부는 송유관 전체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드론은 이라크 방향에서 발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라크 정부는 즉각 이란과 인접한 국경을 봉쇄하고 친이란 민병대에 거점을 제공한 혐의로 군 지휘관을 해임했습니다.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는 아직 공식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후티 반군과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의 연합 작전일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저는 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후티가 이미 홍해 서부 해안을 장악한 상황과 맞물려, 이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세력들이 사우디의 에너지 수출 루트를 체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걸프 지역 석유 공급이 정상을 되찾으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출처: 국제에너지기구(IEA)). 지난달 사우디의 원유 수출량이 320만 배럴로 급감했다는 수치를 보면, 전쟁 이전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는 게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이 정도면 일시적 충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구조적인 수송 인프라가 동시에 여러 지점에서 무력화된 이번 상황은 단기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 동서 송유관: 아브카이크~얀부 약 1,200km, 호르무즈 우회 핵심 육상 루트
- 피격 지점: 리야드 인근 펌프장 및 메디나 인근 종착 구간 복수 시설
- 사우디 원유 수출량: 전쟁 전 대비 50% 미만인 월 320만 배럴로 급감
- IEA 전망: 걸프 지역 석유 공급 정상화는 내년 이후로 예상
홍해 봉쇄 위기와 유가 급등, 어디까지 갈 것인가
제가 이 사태에서 가장 주목한 지점은 지리적인 동시성입니다.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Bab-el-Mandeb) 해협, 이 두 곳이 동시에 위협받는 상황은 에너지 시장 입장에서 단순한 리스크 중첩이 아닙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이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길목으로, 세계 교역량의 약 12%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 핵심 항로입니다. 유럽으로 향하는 중동산 원유의 상당 부분이 이 경로를 거칩니다.
후티 반군은 홍해 연안 전략 항구도시 모카(Mocha)를 점령한 데 이어, 두바브 지역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한가운데 위치한 페림섬까지 장악했습니다. 페림섬은 해협의 폭이 가장 좁아지는 지점 인근에 있어, 이곳에서 선박을 직접 위협하는 것이 군사적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모카 작전을 직접 지휘하고 무기와 군사 조언을 제공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여기서 IRGC란 이란 정규군과 별도로 운용되는 정예 군사·정보 조직으로, 중동 전역에 걸쳐 친이란 세력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종류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설마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을 기어이 넘어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22년 UN 중재 휴전 이후 후티가 사우디 본토를 겨냥해 감행한 공격 중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번 상황도, 저는 여기서 멈출 거라고 쉽게 단정하지 않습니다. 후티는 이미 드론과 탄도 미사일로 사우디 남부 공군 기지와 아람코(Aramco) 석유 시설 등 네 개 도시를 동시 타격했고, 사우디 주도 연합군도 후티 거점인 호데이다, 타이즈 등을 보복 공습했습니다.
호르무즈와 바브엘만데브가 동시에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구체화하자 국제유가는 배럴당 107달러를 돌파했습니다(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100달러 직전까지 치솟았다가 잠시 주춤했던 유가가 다시 뛰어오른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외교의 문은 열어뒀다"는 메시지를 근거로 협상 국면 전환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트럼프 대통령이 빈살만 왕세자의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사우디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우디가 직접 반격에 나서는 것도 확전 리스크를 키우는 방향이라, 어느 쪽으로도 쉽게 출구가 보이지 않는 국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우디 동서 송유관이 막히면 원유 수출이 완전히 끊기는 건가요?
A. 완전히 끊긴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선택지가 극도로 좁아지는 건 사실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동서 송유관이 유일한 대안 루트였는데, 그마저 가동이 중단됐으니 실질적인 타격은 큽니다. 저는 단기적으로 사우디의 수출 가능 물량이 전쟁 이전 대비 50% 이하로 묶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Q.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막히면 어떤 영향이 생기나요?
A. 세계 교역량의 약 12%가 이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봉쇄가 현실화하면 유럽으로 향하는 중동산 원유 공급에 직접적인 타격이 생깁니다. 우회로로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가 있지만, 운송 비용과 시간이 크게 늘어나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호르무즈와 동시 봉쇄 국면이 길어진다면 충격은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Q. 이번 사태가 국내 기름값에도 영향을 주나요?
A.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국내 정유사 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시차를 두고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는데, 저는 이 사태가 단기에 해소되지 않는다면 체감 에너지 비용 상승은 피하기 어려운 흐름이라고 봅니다. 특히 난방유나 항공유 가격이 먼저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Q. 후티 반군은 왜 사우디를 계속 공격하는 건가요?
A. 후티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예멘 봉쇄와 공습에 맞서 싸워온 세력으로,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사우디 본토 타격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란 입장에서도 사우디의 에너지 수출 루트를 압박하는 것이 미국·사우디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가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2022년 UN 중재 휴전이 사실상 붕괴된 이후 양측의 충돌 강도는 꾸준히 높아져 온 흐름입니다.
결론
제가 이 사태를 지켜보면서 가장 걱정되는 건 선택지가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감소 → 동서 송유관 대체 수송 → 그 송유관 드론 공격으로 가동 중단 → 홍해 우회 루트마저 봉쇄 위기. 이 흐름은 단순한 악재 누적이 아니라, 에너지 공급망의 병목이 체계적으로 좁혀지는 모양새입니다.
IEA가 내년 이전 정상화가 어렵다고 본 만큼, 당분간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 시점에서 중동 정세 흐름과 국제유가 동향을 함께 챙겨보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우디·이란·미국 삼각 구도의 다음 움직임, 그리고 후티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추가 압박 여부가 앞으로 유가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