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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탄도 미사일 24발을 맞고도 단 한 발도 요격하지 못한 날이 있었습니다. 지난 8월 5일의 일입니다. 요격률이 한 달 만에 40%에서 29%로 반토막 났다는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이게 단순한 전황 뉴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공망이 무너진다는 건 그 뒤에 서 있는 민간인들에게 피할 공간이 없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이 흐름을 한번 짚어봤습니다.

요격률이 반토막 났다는 게 실제로 어떤 의미일까요
우크라이나 국방부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가 발사한 탄도 미사일 중 요격에 성공한 비율은 29%에 그쳤습니다. 6월 기록이 40%였으니, 한 달 사이에 11%포인트가 빠진 겁니다. 그런데 숫자보다 더 충격적인 건 8월 5일 하루 데이터입니다. 탄도 미사일 24발 가운데 요격 성공이 0발. 저는 이 숫자를 보고 한참을 멈췄습니다.
여기서 탄도 미사일(Ballistic Missile)이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탄도 미사일은 발사 후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극초음속으로 낙하하는 무기입니다. 쉽게 말해, 일반 순항 미사일이나 드론처럼 느리게 날아오는 표적이 아니라, 레이더가 잡아도 요격할 시간이 극히 짧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과 순항 미사일 대부분을 막아내면서도 탄도 미사일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겨울을 버티려면 최소 패트리어트(Patriot) 미사일 300발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국제 사회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발언이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실제 탄약 고갈에 따른 절박한 요청이라고 판단합니다. 방공 미사일 재고가 바닥나면 막을 수단 자체가 사라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패트리어트를 달라는 요청, 한국에는 왜 올까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최대 지원국이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미국조차 지금은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자국 요격 미사일 재고가 빠듯한 상황입니다. 결국 시선이 미국 동맹국으로 향했고, 그 중 한 곳이 한국입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측근인 올렉산드르 카미신 전략당 고문이 지난달 한국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그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을 만나 요청한 건 패트리어트 최신 기종인 PAC-3(팩-3)였습니다. 여기서 PAC-3란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의 세 번째 개량형으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처럼 변칙 기동을 하는 탄도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최신 방공 미사일입니다. 저도 이 기종에 대한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이게 단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아예 다른 급의 요격 능력이라는 걸 알고 나서 왜 우크라이나가 집착하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문제는 한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PAC-3는 우리 군도 아직 도입이 완료되지 않은 기종입니다.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방공 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선에 빠져나갈 여유분이 없다는 게 정부 측 기류입니다. 또 다른 대공 미사일인 천궁-2의 경우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수출 계약이 꽉 차 있어 우크라이나 쪽 물량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알려졌습니다. 현실적으로 줄 수 있는 재고 자체가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 PAC-3(팩-3): 변칙 기동 탄도 미사일 요격 가능한 패트리어트 최신 개량형
- 천궁-2: UAE·사우디 수출 계약 포화 상태로 추가 공급 여력 없음
- 한국군 자체 PAC-3 도입도 미완료 → 전용 가능한 재고 부재
일본은 왜 패트리어트를 직접 주지 못하는 걸까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본을 향해 패트리어트 미사일 생산 협력과 직접 지원을 반복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은 저도 꽤 오래 주목해온 부분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신임 총리 세르히 코레츠키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 요구하고 싶은 건 단 하나, 탄도 요격 미사일"이라고 콕 집어 말한 부분은 외교적 언어치고는 상당히 직접적이었습니다.
일본이 패트리어트에 대한 요청을 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미쓰비시중공업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라이선스 생산해온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라이선스 생산(License Production)이란 원 개발국의 허가를 받아 자국에서 동일 규격의 무기를 제조하는 방식입니다. 즉 일본은 미국산 패트리어트를 자체 생산할 능력과 라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은 사실상 거부입니다. 일본 관방장관은 요청 다음 날 곧바로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적 근거도 명확합니다. 일본의 방위장비 이전 3원칙에 따르면, 살상 무기 수출은 방위장비·기술이전 협정(GSOMIA 등 양자 협정)을 체결한 국가에 한해서만 가능하고, 설령 협정 체결국이라 해도 분쟁 중인 국가로의 수출은 불가합니다(출처: 일본 방위성). 우크라이나는 두 조건 모두 해당되지 않는 셈입니다.
결국 일본은 총 200억 달러 규모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이어가면서도, 방탄 조끼와 헬멧, 소형 드론처럼 살상 능력이 없는 중고 장비만 양도해 왔습니다. 지난 5월엔 나토 산하 우크라이나 지원 기구에 자위대원 4명을 파견했지만 전투 참여는 없고 행정 지원 업무만 수행 중입니다. 저는 이 구조가 법적 제약인지, 정치적 판단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펜스의 우회 제안, 현실적으로 가능한 카드일까요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내놓은 방안은 꽤 독특합니다. 한국이 미국에 요격 미사일을 제공하고, 미국이 이를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간접 우회 경로입니다. 직접 지원이 아니니 한국이 교전 당사자가 되는 논란을 피해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저는 이 아이디어가 법적·외교적 회색지대를 노린 발상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성은 별개 문제입니다.
가장 큰 리스크는 북한과의 간접 교전 가능성입니다. 북한은 현재 러시아에 수만 명 규모의 추가 파병을 진행 중이라는 정보가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한국이 제공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하늘에서 북한이 공급한 이스칸데르-M 미사일을 격추하는 상황이 된다면, 한국과 북한은 서로 다른 전선에서지만 실질적으로 교전 당사자가 되는 구조입니다. 이게 제가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입니다.
러시아의 보복 가능성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의 무기 지원이 전황에 실질적 영향을 준다고 러시아가 판단하면, 북한에 대기권 재진입 기술(ICBM 등 탄도 미사일의 핵심 기술로, 대기권 밖에서 목표지점으로 재돌입하는 기술)을 본격적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 기술이 북한에 넘어갈 경우, 한반도 안보 지형이 직접적으로 흔들릴 수 있습니다(출처: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결국 이 문제는 우크라이나를 돕는 인도주의적 명분과 한반도 안보를 지키는 실리 사이에서 어디에 무게를 둘 것인지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저는 어느 한쪽이 명백히 옳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처럼 살상 무기는 안 된다는 원칙 아래 비살상 지원을 이어가는 구조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우크라이나 탄도 미사일 요격률이 갑자기 떨어진 이유가 뭔가요?
A. 핵심은 방공 미사일 재고 고갈입니다. 패트리어트 같은 요격 미사일은 한 발 쏠 때마다 수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모되고, 생산 속도가 소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원국인 미국조차 자체 재고가 빠듯해진 상황이니,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아껴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고, 그게 요격 시도 자체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Q. 한국이 천궁-2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면 안 되나요?
A. 현재로선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천궁-2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수출 계약이 이미 포화 상태라 추가 공급 여력이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자국 방공 태세 유지도 고려해야 하고,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 문제도 변수입니다. 법적으로는 전략 물자 수출법상 전쟁 중 국가에 대한 수출 제한 요건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일본이 패트리어트를 라이선스 생산하는데 왜 우크라이나에 못 주나요?
A. 라이선스 생산이라도 수출은 원 개발국인 미국의 허가와 일본 자국법의 적용을 동시에 받습니다. 일본의 방위장비 이전 3원칙상 살상 무기는 방위장비·기술이전 협정 체결국에만 수출 가능하고, 분쟁 중인 국가에는 협정 체결 여부와 관계없이 보낼 수 없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Q. 북한군 추가 파병이 한국의 지원 결정에 영향을 미치나요?
A.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수만 명을 추가 파병한다면, 한국이 제공한 방공 무기가 북한군을 상대로 운용되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이는 남북이 제3의 전선에서 간접적으로 교전하는 구도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지원 결정에 따른 안보 리스크를 더욱 신중하게 따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
우크라이나의 탄도 미사일 요격률이 반토막 난 현실은 이 전쟁이 단순히 탱크와 보병의 싸움이 아니라, 하늘을 장악하는 방공 시스템의 전쟁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열쇠가 패트리어트 PAC-3라는 사실이 한국과 일본을 향한 요청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 어느 한 나라가 쉽게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봅니다. 한국은 북한이라는 직접적 위협이 있고, 일본은 법적 제약이라는 벽이 있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의 우회 제안도 흥미롭지만, 간접 교전 가능성과 러시아의 기술 이전 보복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앞으로 이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특히 북한 추가 파병 규모와 미국의 압박 수위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계속 지켜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