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북한이 동해에서 잠수함 전략 순항 미사일 시험을 공개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3년 넘게 침묵하던 김근옥 영웅함이 갑자기 등장했고, 러시아제 무기를 그대로 복제한 미사일들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드론 전력까지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위협적이다"는 말로 간단히 정리하기엔 내용이 너무 무겁습니다.

잠수함 미사일과 러시아 복제 무기, 실제로 얼마나 위협적인가
제가 이번에 공개된 북한 무기 목록을 처음 확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김정은 뒤쪽으로 진열된 미사일들이었습니다. 날개가 여러 개 달린 형태의 저 미사일, 러시아제 KH-35를 복제한 금성 3호 지대함·함대함 미사일입니다. 그 아래로는 칼리브르(Kalibr), 혹은 클럽(Club)이라 불리는 러시아제 대함 미사일을 본뜬 것으로 분석되는 무기가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여기서 칼리브르란 순항 단계에서는 아음속으로 연료를 아끼며 날아오다가 목표물 직전에 갑자기 팝업 기동을 하면서 마하 2.9~3 수준의 초음속으로 가속해 돌입하는 대함 미사일입니다. 쉽게 말해 평소엔 천천히 날아오다가 마지막 순간에 시속 3,600km로 돌변하는 것입니다. 사거리는 220~300km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종말 기동 때문에 이지스 방어 체계로도 요격을 100%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편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근옥 영웅함(8.24 영웅함)에서 수직 발사관을 통해 순항 미사일을 사출했다는 발표를 놓고는 저도 두 가지 시나리오를 따로 정리해 봤습니다. 첫 번째는 실제로 소형 수직 발사관에서 한 발을 쏘고, 어뢰 발사관에서 두 번째 탄을 발사한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수직 발사관 자체는 잠수함에서 쏘지 않고, 수중에 별도로 설치한 캐니스터에서 솟구치는 장면만 연출해 기만했을 가능성입니다. 여기서 캐니스터(canister)란 미사일을 담아 압축 공기로 밀어 올리는 금속 통으로, 수중 발사 시 미사일 보호와 초기 추진을 담당하는 장치입니다. 진수식 이후 3년 넘도록 탄도 미사일 한 발도 쏘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심포 조선소에서 반복적으로 개수·계량 작업이 위성 사진으로 포착됐다는 점은 이 잠수함의 구조적 불안정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한국 해군이 도입하고 있는 SM-6나 SM-3 같은 함대공 미사일이 칼리브르 계열 미사일의 종말 단계 이전, 즉 아직 아음속으로 비행하는 구간에서 요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충남함급 이상 호위함에 탑재된 AESA(능동형 위상배열) 레이더도 이 표적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함대공 미사일이 이 수준의 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실전에서 요격해본 경험은 아직 없다는 것, 이 점은 솔직히 불안한 대목입니다. (출처: 합동참모본부)
- 금성 3호: 러시아 KH-35 복제, 지대함·함대함 운용
- 칼리브르 계열 복제 미사일: 아음속 순항 후 마하 2.9~3 종말 돌입, 사거리 220~300km
- 김근옥 영웅함: 2023년 9월 진수, 3년간 탄도 미사일 미사격, 구조적 안정성 논란 지속
- 콜드 런칭(Cold Launch): 압축 공기로 미사일을 수면 위로 밀어 올린 뒤 공중에서 점화하는 발사 방식
- 한국 해군 SM-6·SM-3: 종말 단계 이전 구간 요격 가능, 충남함급 이상 호위함 탑재
드론 전력, 우리 군은 준비가 됐는가
저도 처음엔 북한 드론을 그냥 저렴한 장난감 수준으로 가볍게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드론 전시장 사진 한 장을 분석하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러시아제 란셋-3M 자폭드론 복제품, 이스라엘제 하르피(Harop) 계열을 본뜬 드론,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이 쓰는 SNC-3 창천항공 드론을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복제한 것, 글로벌호크를 닮은 새별공사, 리퍼 형태의 새별공구까지 층층이 쌓여 있었습니다.
여기서 FPV 드론이란 1인칭 시점(First Person View) 카메라를 달고 조종사가 실시간 영상을 보며 직접 조종해 표적에 돌진하는 자폭 드론을 말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전차와 장갑차를 파괴한 바로 그 드론입니다. 북한은 금성 6연장 자폭 드론, 즉 한 발사대에 여섯 발의 FPV 드론을 실어 한꺼번에 날리는 체계도 공개했습니다. 포화 공격, 군집 공격을 노린 설계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많은 분들이 "전자전으로 드론을 교란하면 되지 않느냐"고 보시는데, 실제 전장에서는 이미 GPS 교란 대응법과 관성항법장치(INS) 전환 기술이 표준화돼 있습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하면서 이 파훼법을 고스란히 학습했습니다. 처음엔 드론을 총 개머리판으로 때려잡으려 했던 북한 병사들이 2~3년 만에 다층위적 드론 전술을 체득한 겁니다. 이 점이 저는 가장 섬뜩합니다.
반면 한국군은 어떨까요. 솔직히 이 부분은 제가 봐도 걱정이 됩니다. 분대 단위에서 자폭 드론에 대응하려면 산탄총이 가장 현실적인 수단인데, 보급 계획 자체가 없습니다. 5.56mm 소총탄으로는 90도씩 꺾어 가며 최고 속도로 돌진하는 FPV 드론을 맞히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거기다 K-루카스라는 이름의 국산 자폭 드론 사업이 진행됐는데, '저비용 자폭드론'이라는 루카스(LOITERING MUNITION)의 본래 뜻과 달리 한 대 단가가 4억 원을 넘는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드론 작전 특성상 100대를 날려 10대가 표적을 타격하면 성공으로 보는데, 4억짜리 드론을 90대 잃어도 성공이라고 볼 수 있는지 저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또 하나, 눈앞에 FPV 드론이 보인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 상공에 더 큰 헥사콥터가 떠 있고, 더 높은 고도에서는 작전급·전략급 드론이 감시 중이라는 신호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빙산의 일각을 보며 그것만 잡으려 하면 위치를 노출한 뒤 포병 화력을 받게 된다는 것, 이게 현대전의 현실입니다. 북한은 이미 전방 군단 예하에 '담혹적 무인기 대대'라는 편제를 정식으로 만들어 드론을 전력화했습니다. 우리 군의 교리와 장비가 이 속도를 따라가고 있는지, 제 경험상 아직은 회의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김근옥 영웅함이 진짜로 수직 발사관에서 미사일을 쐈나요?
A. 확실하지 않습니다. 수중에 별도 캐니스터를 설치해 솟구치는 장면만 연출했을 가능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됩니다. 북극성-1형 시험 때처럼 잠수함에서 직접 사출되는 영상을 공개하지 않은 점, 그리고 진수 후 3년 넘도록 탄도 미사일 사격이 없었다는 점이 그 근거입니다. 저는 두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Q. 칼리브르 계열 미사일을 한국 해군이 요격할 수 있나요?
A. 종말 단계 이전 아음속 구간에서는 SM-6·SM-3로 요격이 가능하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종말 단계까지 놔두면 마하 3 수준의 초음속 기동 때문에 요격이 매우 어려워집니다. 국산 함대공 미사일이 이 수준의 실전 요격 경험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Q. 북한 자폭 드론을 소총으로 막을 수 없나요?
A.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FPV 드론은 직선으로 날아오지 않고 90도씩 꺾으며 최고 속도로 돌진하기 때문에 5.56mm 소총탄으로 맞히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분대 내 산탄총 보급이 현실적 대안으로 언급되지만, 현재 한국군의 보급 계획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북한이 지금 당장 전면 도발을 감행할 능력이 있나요?
A. 지금 당장은 어렵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2024~2025년 연속 수해로 군수공장이 침수됐고, 러시아에 대규모 포탄을 수출하면서 전방 군단의 비축 탄약이 상당량 소진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다만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므로, 그 시간 안에 우리 군의 대응 전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제가 이번 자료를 정리하면서 든 솔직한 생각은 이렇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무기들은 러시아와 중국의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실전 경험까지 더해 빠르게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군은 기술력 자체는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그 기술이 실제 전력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시각이 모두 맞다고 봅니다.
드론 한 대의 단가를 높이는 방향보다는 분대급 산탄총 보급처럼 낮은 비용의 즉각적 대응 수단을 먼저 갖추는 것, 그리고 방공망을 육군·공군·주한미군이 하나의 신경망처럼 통합 운용하는 방향으로 법제와 교리를 정비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더 시급하다고 봅니다. 기술 격차가 초격차인 지금이 바로 그 시간을 버는 구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