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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레이저로 드론을 격추한다는 개념을 행사장에서 직접 보기 전까지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영화 속 장면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계룡대 국군의날 행사에서 천광이 소형 드론 두 대를 조용히, 그리고 확실하게 떨어뜨리는 순간을 눈앞에서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레이저 대공무기가 실전 배치 수준에 와 있다는 것, 그리고 26대의 항공기가 하늘을 수놓는 공중분열의 무게감은 중계 화면으로는 도저히 전달이 안 됩니다.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 실제로 보니 달랐습니다
행사 당일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아끈 건 천광(天光) 시현이었습니다. 천광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해 개발한 레이저 대공무기 체계로, 안정적인 운용이 이미 검증된 장비입니다. 여기서 레이저 대공무기란 총알이나 미사일 대신 고출력 레이저 빔을 표적에 조사해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무기 체계를 말합니다. 탄약이 소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용 효율이 기존 대공포 체계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습니다.
시현은 소형 드론 두 대를 한 회차에 격추하는 방식으로 두 차례 진행되었습니다. 전광판에는 표적 추적 화면이 실시간으로 표시되었는데, 사열대 좌측 11시 방향에서 드론이 식별된 후 레이저 조사 지점을 계산하는 과정이 꽤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지켜봤는데, 드론이 사거리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불꽃을 일으키며 추락하기까지 체감상 몇 초가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회차에서는 천광 두 대가 동시에 각각 다른 표적을 향해 사격했습니다. 이 대목이 특히 인상 깊었던 이유는, 다수의 저고도 소형 드론 위협에 동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증명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드론 떼 공격(드론 스웜)이 현대전의 핵심 위협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 능력의 가치는 작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도 소형 드론이 전장의 판도를 바꾼 사례가 수없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출처: 국방과학연구소).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안전 제약 조건이었습니다. 행사장 인근에서 시현이 이루어지는 만큼 드론의 속도와 고도가 제한적으로 운용되었고, 강풍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시현이 중단될 수 있다는 안내도 있었습니다. 실전 환경과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지-추적-격추로 이어지는 킬 체인(Kill Chain)이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모습은 충분히 설득력 있었습니다. 킬 체인이란 표적을 탐지하고 식별·추적해 최종 타격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작전 과정을 의미합니다.
- 천광은 국방과학연구소 주도 개발, 실전 운용 검증 완료
- 소형 드론 두 대를 한 회차에 동시 격추하는 방식으로 시현
- 탐지-추적-격추 킬 체인 전 과정을 전광판으로 실시간 공개
- 두 대가 동시 사격해 다중 표적 대응 능력 실증
- 탄약 소모 없이 운용 가능한 저비용 고효율 대공 방어 체계
26대의 공중분열, KF-21이 마지막 퍼즐이었습니다
공중분열 순서가 시작되었을 때 제 솔직한 첫 반응은 "얼마나 보이겠어"였습니다. 맑은 하늘이 아니었고, 행사장 특성상 항공기가 지나가는 시간이 워낙 짧았거든요. 그런데 RF-16을 선두로 KC-330, F-16, KF-16, FA-50, F-35A, F-15K, KF-21까지 총 26대가 순차적으로 진입하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이게 단순한 퍼레이드가 아니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특히 눈여겨본 건 편대 구성의 논리였습니다. 첫 번째로 진입한 RF-16은 정찰기입니다. RF-16이란 전방 종심까지 적을 정찰하면서 전투 임무까지 병행 수행할 수 있는 다기능 정찰 전투기를 말하는데, 공중분열의 선두에 배치한 것은 정보 우세가 현대전의 출발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읽혔습니다. 이어 KC-330 공중 급유기가 KF-16의 호위를 받으며 진입했는데, 공중 급유기란 비행 중인 전투기에 연료를 직접 보급해 작전 반경과 체공 시간을 비약적으로 늘려주는 항공기를 뜻합니다. 제 경험상 이 장비의 전략적 가치를 일반인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데, KC-330이 편대 안에 들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메시지였습니다.
아파치 헬기의 기동 시범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브레이크 턴(Brake Turn)은 좌우로 급선회해 적의 공격에서 이탈하는 생존 기동이고, 스플릿 턴(Split Turn)은 낮은 고도에서 빠르게 진입 후 신속히 방향을 전환하는 전술 기동입니다. 그리고 피치 팩터(Pitch Factor)는 플레어를 발사한 뒤 급상승해 대공 미사일을 따돌리는 기동으로, 단순히 멋있어 보이는 동작이 아니라 실전에서 조종사의 생존을 가르는 기술들입니다. 이 세 가지 기동을 연속으로 보고 나서야 저도 아파치가 왜 '탱크 킬러'로 불리는지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출처: 대한민국 국방부).
마지막을 장식한 KF-21과 FA-50 편대는 개인적으로 가장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이었습니다. KF-21은 지난 2024년 9월 양산 1호기가 실전 배치된 국산 전투기로,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와 연동되어 미래 전장을 주도할 차세대 플랫폼으로 설계되었습니다. FA-50은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된 검증된 경공격기입니다. 이 둘이 함께 하늘을 가르는 장면은, 자주국방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는 걸 체감하게 해주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천광 레이저 대공무기는 실전에서도 바로 쓸 수 있는 수준인가요?
A. 국방과학연구소가 주도해 개발하고 이번 행사에서 실제 드론 격추를 시연할 만큼 운용 검증은 상당 부분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다만 행사 시현에서는 속도와 고도가 제한된 조건에서 운용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기상 조건이나 고속 기동 표적에 대한 전천후 대응 능력은 추가적인 실전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Q. KF-21이 F-35A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거 아닌가요?
A. 스텔스 성능만 놓고 보면 F-35A가 앞서지만, KF-21은 처음부터 스텔스 단독이 아닌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와의 연동을 핵심으로 설계된 플랫폼입니다. 여기서 유무인 복합 체계란 유인 전투기와 무인기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며 함께 작전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단순 스펙 비교보다는 미래 전장 개념의 차이로 접근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Q. 공중 급유기 KC-330이 왜 공중분열에 포함된 건가요?
A. KC-330은 전투기의 작전 반경과 임무 체공 시간을 비약적으로 늘려주는 전략 지원 자산입니다. 공격 무기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이 장비 없이는 원거리 정밀 타격 임무나 장시간 영공 방위 임무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공중분열 편대에 포함된 것은 합동 전력의 구성 요소 전체를 국민에게 보여주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Q. 아파치 헬기 기동 시범에서 선보인 피치 팩터가 뭔가요?
A. 피치 팩터(Pitch Factor)는 적 대공 미사일의 유도를 교란하기 위해 플레어(열 유인 탄)를 발사한 직후 기체를 급격히 상승시켜 미사일을 따돌리는 생존 기동입니다. 단순한 묘기가 아니라 실전에서 조종사의 생사를 가를 수 있는 핵심 회피 전술 중 하나입니다.
결론
이번 계룡대 행사를 직접 보고 나서 제가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자주국방이 선언이 아니라 실물로 증명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천광의 드론 격추는 단 몇 초짜리 장면이었지만, 그 안에 탐지-추적-격추로 이어지는 완성된 킬 체인이 있었습니다. KF-21이 FA-50과 함께 편대를 이루어 마지막 하늘을 장식하는 장면도, 10년 전이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웠을 모습입니다.
다음 국군의날 행사에서 천광의 후속 체계나 KF-21의 유무인 복합 시연이 어떻게 발전할지, 그 변화의 폭을 직접 비교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국방부 공식 채널에서 관련 영상을 찾아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